비용이 따르는 투표


틸만 뵈어거스(2004). AER (94,1) p.57


투표를 할 때 비용이 들 경우, 좋은 투표 규칙은 무엇인가? 우리는 투표권자가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경우를 두고 이 질문을 분석해 본다. 대칭적 개별가치 투표 모형에서 우리는 자발적 참여에 의한 다수결이 의무적 참여에 의한 다수결이나 임의적 의사결정보다 파레토 효율적임을 보인다. 


투표에 참여하는 것은 자발적이어야 하는가 아니면 의무적이어야 하는가? 개개인이 투표에 참여하도록 얼마나 강요해야 하는가? 이 논문은 이러한 질문을 다룬다. 이 논문의 분석은 회사, 동호회, 대학 학과 등에서 회의와 투표를 어떻게 조직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자발적 참여에 의한 투표의 효과는 최근 몇몇 투표에 관한 실증적 논문의 주제이기도 했다. Matthew Turner와 Quinn Weninger(2001)는 특정 산업에서 (Mid-Atlantic surf clam과 ocean quahog 어업) 온건한 정책을 선호하는 기업의 자발적 참여에 의한 공개 회의에 참여할 가능성이 극단적인 정책을 선호하는 기업보다 낮다는 것을 밝혀냈다. George Bulkley 등(2001)의 논문은 (참여가 재정적으로 지원되는) 영국 상원을 연구했다. 이들은 어떤 정당에 가입한 상원 의원들이 그렇지 않은 의원들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자발적 참여는 그래서 투표자들 사이의 자기선택을 유도한다. 따라서 이러한 선택이 어떤 면에서 효율적인지, 혹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는데, 이것이 이 논문에서 정형화될 질문이다. 


우리가 분석하는 정책의 문제는 총선에서도 일어난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이러한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 자발적인 반면, 벨기에와 이탈리아 같은 국가에서는 이를 강제적으로 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연구의 결과를 이러한 맥락에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서는 조심스럽다. 우리의 분석은 투표에 관한 게임이론적 모형에 기반해 있고, 이 모형에서 참여 결정은 합리적이며 개개인의 투표가 유의미할 확률에 의해 유도된다. 이 확률은 대부분의 투표 규칙 아래에서 투표권자가 많은 경우 0에 근접한다(하지만 실증적으로 관측된 참여율은 주로 높다). 이것이 ‘투표의 역설’이다(Anthony Downs, 1957; John Ferejohn & Morris Fiorina, 1974). 이 역설은 투표권자의 수가 많은 경우, 비용이 따르는 투표에 대한 관습적인 게임이론적 분석이 쓸모 없음을 말한다. 이와 다르게 투표권자의 수가 적은 경우에는 관측되는 투표 행태가 이성적이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 논문이 투표권자의 수가 적은 경우에만 의미가 있는 이유이다. 


우리의 주된 결론은 자발적 다수결이 강제적 투표보다 낫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에 대한 직관은 간단하다. 선거를 통해 일어나는 부정적 외부효과가 있다. 누군가의 투표는 다른 투표자들의 결정이 유의미할 가능성을 낮게 만든다. 이는 다른 투표자들의 기대 효용을 감소시킨다. 투표에 참여할 것인지 결정을 내릴 때, 개개인은 투표가 그들에게 주는 이익이 무엇인지를 따지지만, 그들이 남들에게 일으킬 부정적 외부효과는 무시한다. 그렇기에 자발적 투표에 참여할 개인의 인센티브는 너무 작다기보다 너무 크다. 투표를 의무적으로 만들거나, 개개인에게 참여를 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은 체계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며 상황을 악화시킨다. 


균형점에서 투표 참여율이 너무 높다는 결론이 처음에는 놀라울 수도 있다. 대중적 토론은 어쨌거나 너무 높은 참여보다 너무 낮은 참여를 염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맥락들을 고려해 볼 때 우리의 결론은 더욱 직관적이 된다. 예를 들어, 학과 회의에서 토론에 기여하는 평균적인 양은 과도한 것으로 보인다. 비슷하게, 사람들은 아마도 과도한 양의 시간을 집단적 결정에 영향을 주는 것을 모의하는데 사용할 것이다. 투표에의 지나친 참여라는 우리의 결론은 정치적 활동에 과잉투자하는 것과도 비슷한 사례이다. 


우리는 따라서 이 논문이 기반하고 있는 효과가 직관적으로 당연하다고 주장하지만, 이 논문의 목적이 실제로 참여율이 항상 너무 높다는 일반적인 주장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 우리는 그동안 충분히 주목을 받지 못한 어떤 특정한 효과를 떼어내는 모형을 구성해 본다. 이 모형은 하나의 벤치마크 모형으로 여겨져야 하며, 더욱 일반적인 모형들은 우리가 여기서 연구하는 효과와는 다른 방향으로 작동하는 다른 효과를 드러낸다.


우리 모형에는 오직 두 가지 집단적 선택만이 가능한데, 두 후보 가운데 한 사람을 뽑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세 가지 이상의 대안이 있을 경우 발생하는 콩도르세 역설이라는 잘 알려진 문제를 피한다. 우리는 투표에 참여하는 비용이 개인적으로만 관찰 가능하며 양의 값을 가진다고 상정한다. 모든 투표자들이 투표에 참여하는 것은 집단 선택의 ‘질’을 극대화하지만, 투표의 비용 또한 극대화한다. 투표 없이 임의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것은 집단 선택의 질을 극소화하지만, 투표의 비용 또한 극소화한다. 우리의 주된 결과는 자발적 참여에 의한 투표가 강제된 참여나 투표 없는 임의적 의사 결정보다 낫다는 것이다. 


우리의 분석은 개별가치 투표 모형에 기반하고 있으며, 여기서 선호는 개개인의 독특한 기호를 반영한다. 개개인이 동일한 기호를 가지지만, 서로 다른 정보를 가지는 공통가치 투표 모형(예를 들어, Timothy Feddersen과 Wolfgang Pesendorfer, 1996)에서는 우리가 발견하는 부정적 외부효과를 감쇄하거나 이를 뛰어넘는 긍정적 외부효과가 있을 것이다. 이 긍정적 외부효과는 바로 투표를 하는 이들이 모두를 위해서 집단적 선택이 기반한 정보를 개선시킨다는 것이다. 또한, 이 논문의 초판에 대한 반응으로 Sayatan Ghosal과 Ben Lockwood(2003)는 공통가치 모형에서 이 논문이 주목하는 부정적 내부효과가 존재하지만 긍정적 정보 외부효과에 의해 부분적으로 상쇄된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이는 그들의 모형에서 균형 참여율에서부터 시작하여 참여율의 작은 증가가 언제나 후생 증가를 일으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주된 결과의 증명이 보이듯, 우리의 모형에서는 이것과 반대되는 현상이 일어난다. Ghosal과 Lockwood는 계속해서 몇 가지 경우에 우리의 결과와 반대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인다. 즉 의무적 투표가 자발적 투표보다 낫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한 이들의 결과를 투표자의 효용에 개별적 가치를 지닌 요소가 포함되지만, 이것이 상대적으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지는 않은 경우로 확장시킨다. 역으로 이 개별가치 요소의 상대적 비중이 충분히 클 경우 우리의 결과가 계속해서 타당하다는 것을 보이는 것은 쉽다. 


우리의 모형은 선택지에 대해서나 개개인에 대해서나 대칭적이다. 선택지나 개개인 사이에 '사전 단계'에서 내장된 차이가 없도록 투표 규칙을 설계하는 것은 자연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대칭성이라는 가정은 우리 모형에서 '중간 단계', 즉 개개인이 각자의 개인 정보를 받고 투표를 하기 전 단계에서도 계속 유지된다. 이는 이 중간 단계에서도 개개인은 각각의 다른 개인들이 각각의 선택지를 동등하게 선호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Jacob Goeree와 Jens Grosser(2003)는 선호가 서로 연관된, 그래서 베이스 갱신(Bayesian updating)이 다른 모든 사람들이 자신과 같은 선호를 가질 확률이 그렇지 않을 확률보다 높다고 믿도록 이끄는 모형을 연구하였다. 이 논문에서 발견되는 부정적 외부효과는 이들의 모형에서도 계속해서 존재하지만, 추가적인 긍정적 외부효과가 도입된다. 투표를 하지 않는 이들이 평균적으로 투표를 하는 이들의 참여로부터 이익을 본다는 것인데, 이는 그들의 선호가 같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 결과, 만약 선호의 상관관계가 충분히 강하면, 균형 수준에서 참여율의 작은 증가는 유익하다. Goeree와 Grosser는 이 효과가 강제적 투표가 최적일 정도로 강한지는 논의하지 않는다. 만약 상관관계가 충분히 낮을 경우 우리의 결과는 계속해서 유효하다.[각주:1]


지금까지 설명한 것 이외에도, 이 논문은 기술적인 기여를 한다. 우리는 비용이 따르는 투표 모형에서 대칭적 균형의 유일성을 증명했다. 이 결과는 그렇게 복잡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알기로는, 이전의 논문들에서 얻어지지 않은 것이었다. Goeree와 Grosser(2003)는 이 결과를 그들의 설정으로 확장한다. Ghosal과 Lockwood(2003)는 공통가치 모형에서는 유일성이 성립하지 않음을 보였다. 


우리 모형과 이전에 논의된 대안적 체계들에서 참여 결정은 보통 최선이 아니기 때문에 최적의 투표 제도를 설계해야 하는 흥미로운 문제가 떠오른다. 이 논문의 토의 논문본(Discussion Paper)[각주:2]은 이 논문의 벤치마크 구성에 대해서 자발적 다수결보다 더 나은 투표제도가 존재하는지를 분석한다. 우리가 고려하는 세가지 제도는, 위원회에서의 투표, 현 상황에 대한 투표, 순차적 투표이다. 각각의 제도에 대해서 토의 논문은 투표자들의 형질의 분포가 특정하게 주어질 경우 이들이 자발적 다수결보다 낫다는 것을 밝혀낸다. 또한 위원회 투표와 현 상황 투표의 경우 자발적 다수결이 더 나은 분포를 발견하기도 한다.


이미 언급된 논문 이외에도 우리의 연구와 관련된 논문으로는 Thomas R. Palfrey와 Howard Rosenthal의 초기 저작(1983, 1985)과 John O. Ledyard(1981, 1984) 등이 있다. Palfrey와 Rosenthal(1983)은 각각 두 선택지를 선호하는 투표자의 수가 공통적으로 알려져 있다는 것과 투표자의 투표 비용이 동일하며 공통적으로 알려져 있다는 것을 가정한다. 이들은 여러 균형점을 발견했는데, 이 가운데에는 소수가 다수를 이길 가능성이 높은 경우도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이러한 균형의 비효율성을 지적한다. Palfrey와 Rosenthal(1985)은 이전의 논문에서 투표 비용에 대한 불완전한 정보의 경우로 논의를 확장하지만 후생적 분석은 하지 않는다.[각주:3]


Ledyard의 두 논문의 주된 결론은 Ledyard(1984)의 정리 1인데, 이는 자발적 다수결에서 균형 투표의 후생적 최적성을 보인다. Ledyard의 모형은 그가 Downs(1957)형의 모형에 투표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두 선택지를 내재화 한다는 점에서 우리의 모형과는 다르다. 최적성 결과는 후보자들이 투표자들의 사전 후생을 최대화시키는 동일한 위치를 선택하고 투표자들은 아무도 투표하지 않는 균형점에 적용된다. 우리는 후보자들의 위치를 내생화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어떤 면에서 Ledyard보다 더 강한 최적성을 찾고 있다.[각주:4]


Martin Osborne 등(2000)은 집단적 선택 과정에의 참여가 비용을 수반하며 선택지의 집합이 어떤 유클리드 공간의 어떤 볼록한 부분집합인 모형을 다룬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집단적 결정이 이루어지는 지를 구성하는 대신, 집단적 결정을 참여하는 모든 개인의 위치의 함수로 서술하는 (예를 들어 중앙값과 같은) “절충 함수”를 가지고 연구한다. 투표 제도가 참여 결정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우리의 질문은 여러 다른 절충 함수들이 참여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응한다. 이들은 하지만 이 질문을 다루지는 않는다. 이들의 주된 관심사는 주어진 절충 함수에 대해서 균형점의 특징을 밝히는 것이다.[각주:5]


  1. Colin Campbell(1999)은 이와 비슷하지만, Goeree와 Grosser와는 다르게 투표 비용의 분포가 (혹은 이와 동등하게, 다른 선택지에 비한 한 선택지에 대한 선호 강도의 분포가) 투표자가 선호하는 선택지에 달린 모형을 연구하였다. 그는 충분히 큰 인구가 주어졌을 때 투표자들 사이에서 선호될 확률이 낮은 선택지가 다수결에서 승리하는 조건을 구축하였다. 그는 이것이 경제적 후생의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음을 지적하였다. [본문으로]
  2. 요청에 의해 저자로부터 얻을 수 있음. [본문으로]
  3. 선호에 대한 불완전한 정보의 경우는 Palfrey와 Rosenthal(1985)에 언급되어 있으나 투표권자가 많은 경우의 참여율에 대해서만 결론을 제시하고 있다. Palfrey와 Rosenthal의 연구는 우리가 각주 1에서 언급한 Campbell(1999)의 논문의 효시이다. [본문으로]
  4. Ledyard의 결과 또한 “많은” 투표자라는 가정에 근거한다. 위에서 설명한 이유로 인해 우리는 이 경우를 다루는 것을 주저한다. [본문으로]
  5. Bulkley 등(2001)은 Osborne 등(2000)의 모형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모형을 분석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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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Fleur de Sel 트랙백 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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